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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로 막을수록 집값은 뛰었다… 이번에는 잡을 수 있을까

[분양가 상한제 유예, 부동산 이제 어디로 가나]

2배 된 집값 - 송파 헬리오시티 84㎡ 18억 달해… 서울 11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반년 유예 효과 얼마나 갈지 주목 - 처음 도입 소식땐 "새집 사라진다"
5년 안된 아파트 일제히 오름세… 잠잠하던 전셋값도 덩달아 점프
전·월세 계약갱신 도입되면 - 전셋집 새로 구하기 더 어려워져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1일 정부 합동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을 6개월 유예하기로 했지만, 재건축 조합원이나 실수요자 상당수는 관망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는 "모든 규제는 늘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면서 "이번 6개월 유예 조치로 당장 신축 아파트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될 순 있겠지만, 중장기적 효과는 의문"이라고 했다.

정부가 고(高)분양가를 잡기 위해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방침을 발표한 이후 기존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 효과'가 커졌다. 지난해 9·13 대책의 영향으로 반년 넘게 떨어지던 서울 아파트값은 반등한 뒤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25층)는 올해 7월 말 15억2220만원에 거래됐다. 2015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8억~9억원 수준이었으니 최소 6억원은 오른 셈이다. 지금 같은 면적 아파트의 매도 호가(呼價)는 17억원이 넘는다. 지하철역이 가까운 일부 동(棟)은 18억원에 달한다. 근처에서 영업 중인 L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상반기엔 '15억원도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지금은 일단 16억원대 매물이 나오면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며 "이들 대부분은 집 살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서두르고 있는 실수요자들"이라고 전했다.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셋값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전셋값 급등에 따른 세입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계약 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도 도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장 안정 효과 못지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여당이 충분한 검토도 없이 설익은 정책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시장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 집값 11개월 來 최대 폭 상승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직전 일주일간 0.06% 올랐다. 전주(0.03%)보다 상승 폭이 두 배로 늘었다. 작년 10월 8일(0.07%)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마포구가 0.11%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송파구도 각각 0.1%씩 상승했다. 이 밖에도 광진(0.09%), 서초(0.07%), 강동(0.07%), 용산(0.06%), 성동(0.06%)구 등 집값이 오르면 가장 먼저 오르는 강남과 한강변 지역에서 대체로 많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가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가능성을 언급한 6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하고 있다. 특히 입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최근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일각에서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살아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직전 일주일간 서울 아파트값은 0.12% 올랐지만 입주 30년 이상 재건축 아파트는 0.43% 올랐다. 작년 9·13 대책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완 대책 발표를 계기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게 되는 아파트 단지에 수요가 몰려 가격이 단기간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차인 보호 대책 효과는?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덩달아 뛰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월 첫째 주부터 13주 연속 올랐다. 공급 과잉 위기감이 감돌던 경기도는 8월 중순부터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매주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내년까지는 충분하기 때문에 전셋값이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다른 추세다. 이에 대해 한국감정원은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었고 금리도 낮기 때문에 학군이 좋고 출퇴근하기 편한 역세권 대단지나 신축, 준(準)신축 위주로 전셋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완책으로 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돼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세입자 보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는 지난달 18일 당정 협의에서 세입자가 원하면 전·월세 계약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게 법적으로 보장하는 계약 갱신 청구권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전·월세값을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전·월세 상한제 관련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두 가지 대책은 집주인의 횡포로부터 서민 세입자를 보호하는 대표적인 장치로 꼽힌다.

하지만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계약 갱신 청구권이 시행되면 계약 기간이 늘어나면서 전셋집 공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세입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새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사람은 원하는 집을 구하기 어려워진다. 전·월세 상한제는 집주인이 세입자가 바뀔 때마다 4년치 전셋값을 한 번에 올려버리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어설픈 정부 규제가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심화시켰는데, 이번에 나온 관계 기관 합동 대책은 시장의 우려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나 전·월세 상한제 모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의 정책인데,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반(反)시장적 정책이 남발되면 결국 서민 실수요자들의 상대적 박탈감만 커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의 목소리를 적절히 반영하는 탄력적인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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